1. 혹부리 영감
노래 주머니를 선물한 착한 할아버지
옛날 옛날, 커다란 산 아래 마을에 뺨에 주먹만 한 혹이 달린 할아버지가 살았어요. 사람들은 모두 "혹부리 영감님"이라고 불렀지만, 할아버지는 언제나 허허 웃는 마음씨 고운 분이었답니다. 할아버지의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노래 부르기였어요. "흥얼흥얼~ 콧노래가 나오네~" 나무를 할 때도, 길을 걸을 때도 할아버지의 구성진 노랫소리는 멈추지 않았죠.
어느 날, 나무를 하러 깊은 산속에 들어갔다가 그만 길을 잃고 말았어요. 해는 꼴깍 넘어가고 사방은 캄캄해졌죠. "어이쿠, 큰일 났구나!" 할아버지는 비를 피할 동굴을 겨우 찾아 들어갔어요. 캄캄한 동굴 속은 너무 무서웠어요. 할아버지는 무서운 마음을 달래려고 목청껏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바로 그때였어요! "뚝딱뚝딱! 우당탕탕!" 동굴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머리에 뿔이 돋고 울퉁불퉁 험상궂게 생긴 도깨비들이 나타났어요. "아니, 이 밤중에 이렇게 신기한 노래를 부르는 게 누구냐?" 도깨비들은 할아버지의 노래에 흠뻑 빠져버렸어요. "영감님, 그 아름다운 노래는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덜컥 겁이 난 할아버지는 자신도 모르게 뺨에 달린 혹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아, 이 노래는 바로 이 주머니에서 나온다오." 그러자 도깨비들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요. "우와, 정말 신기한 노래 주머니다! 영감님, 저희의 보물 방망이랑 그 노래 주머니랑 바꾸지 않을래요?"
할아버지는 얼떨떨했지만 고개를 끄덕였어요. 도깨비들은 신이 나서 할아버지의 혹을 "뚝!" 하고 말끔하게 떼어 가고, 대신 번쩍번쩍 빛나는 금은보화가 가득한 보물 방망이를 선물로 주었답니다. 할아버지는 혹도 없어지고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왔어요.
욕심쟁이 할아버지의 나쁜 꾀
착한 할아버지의 소문은 강 건너 마을까지 퍼져나갔어요. 그 마을에는 똑같이 뺨에 혹이 달렸지만, 마음씨는 아주 고약한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어요. "뭐? 노래 몇 번 부르고 혹도 떼고 부자가 됐다고? 에잇, 배 아파! 그까짓 거 나라고 못할 게 뭐람!"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당장 착한 할아버지를 찾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도깨비를 만났는지 꼬치꼬치 캐물었어요. 그리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무릎을 탁 쳤죠. "옳거니! 나도 똑같이 하면 되겠구나!"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일부러 캄캄한 밤이 되기를 기다려 도깨비들이 나온다는 동굴로 향했어요. 동굴에 들어서자마자 억지로 "콜록콜록! 에헴!" 헛기침을 하며 기분 나쁜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내가 왔다! 도깨비들아, 어서 나와 보물을 바쳐라!"
혹 떼러 갔다 혹 붙인 욕심쟁이
아니나 다를까,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깬 도깨비들이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나타났어요. "웬 놈이야! 이 밤중에 듣기 싫은 소리로 우릴 깨우는 게!" 도깨비들은 인상을 팍 찌푸렸어요.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으스대며 자신의 혹을 툭툭 쳤어요. "내 노래 주머니는 저번 영감의 것보다 훨씬 좋다고! 어서 보물을 내놓고 이것도 가져가거라!"
할아버지의 뻔뻔한 거짓말과 욕심을 단번에 알아챈 도깨비들은 괘씸한 마음에 서로 눈을 찡긋했어요. "오호, 그래? 네 노래 주머니가 더 좋다고? 그럼 상을 줘야지!" 그러더니 도깨비들은 품속에서 무언가를 쓱 꺼내 들었어요. 바로 지난밤 착한 할아버지에게서 떼어 온 '혹'이었어요!
"자, 여기 선물이다! 이 좋은 노래 주머니도 너에게 붙여주마!" 도깨비들은 욕심쟁이 할아버지의 반대쪽 뺨에 혹을 "턱!" 하고 붙여버렸어요. 결국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혹을 떼기는커녕, 양쪽 뺨에 커다란 혹이 두 개나 달린 채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답니다.
2.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정직하고 순수한 마음의 가치와 지나친 욕심의 위험성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 진심은 통한다: 착한 할아버지는 부자가 되려는 마음 없이, 그저 무서움을 이기기 위해 진심으로 노래를 불렀고 그 순수한 마음이 도깨비들에게 전해져 복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에게 꾸밈없는 진실된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줄 수 있습니다.
- 욕심은 화를 부른다: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남을 따라 하고 거짓말을 하며 쉽게 부자가 되려고 했습니다. 그릇된 욕심과 정직하지 못한 태도는 결국 혹을 하나 더 붙이는 벌로 돌아왔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노력 없이 얻으려는 욕심이 어떤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인다"는 속담의 의미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아이에게 읽어주는 팁
- 목소리 연기: 착한 할아버지의 다정하고 순박한 목소리, 욕심쟁이 할아버지의 심술궂고 과장된 목소리, 도깨비들의 굵고 으스스한 목소리를 실감 나게 연기해주면 아이가 이야기에 훨씬 더 몰입할 수 있습니다.
- 질문 던지기: "도깨비가 나타났을 때 할아버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왜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혹을 하나 더 얻게 되었을까?" 와 같이 중간중간 질문을 던져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기의 교훈을 발견하도록 유도해 보세요.
- 표정과 몸짓: 도깨비의 무서운 표정을 짓거나, 할아버지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흉내 내는 등 표정과 몸짓을 함께 사용하면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즐거운 독서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4. 작가의 집필 의도
'혹부리 영감'은 특정 작가가 창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전래동화입니다. 옛 어른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삶의 지혜와 올바른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심어주고자 했습니다.
이 이야기의 집필 의도(전승 의도)는 다음과 같이 볼 수 있습니다.
- 권선징악의 교육: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분명한 주제를 통해 아이들에게 선악의 개념을 쉽고 명확하게 가르쳐 줍니다.
- 정직과 성실의 강조: 쉽게 무언가를 얻으려는 꾀나 욕심보다는,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더 가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 공동체적 가치 전달: 거짓말과 욕심이 공동체에 해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정직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환영받는다는 긍정적인 가치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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